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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 비박산행]멋모르고 하산한 곳이 1박 2일팀이 다녀간 조경동 아침가리골이었으니... 본문
2011. 11. 5 ~ 6
방태산으로 비박산행 가는 날 비가 많이 내린다는 기상예보로
행여 장비들이 비에 젖을까봐 방수백에 집어넣고 갈아 입을 옷과
물 2.5리터에 먹거리, 취사도구 등을 넣고 무게를 달아보니 24키로가 훌쩍 넘어버린다.
내 몸무게의 1/3 이상 넘으면 몸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아무리 최소화 한다해도 20키로 미만으로 줄이는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것은 고작 카메라 밖에 없는데,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 무게만 2.5키로를 넘어서니...
비박산행때는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가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토요일 오전 7시 30분에 삼패사거리에서 만나 출발하기로 하였으나
늦게 도착한 팀원으로 인해 1시간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비박산행코스 :
방태산 자연휴양림 광장 - 구룡덕봉(1,338m) - 조경동(아침가리골) - 방동약수 방동교 (총 거리 : 26km)
산행거리 : 약 18km
방태산 자연휴양림 공터 - 백봉령 - 임도 - 구룡덕봉(비박)까지 : 5.2km / 3시간 소요 (하산시 1시간 30분)
구룡덕봉(11:20) - 갈림길 - 방동초교 조경동(4:30) : 12.5km / 5시간 소요
조경동 - 방동교 : 8km / 4시간 소요 (이 구간은 차량으로 이동했음)
설악IC 근처에서 양평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방태산으로 출발.
2주만에 다시 찾은 방태산 자연 휴양림의 야영장은 11월 부터 폐쇄되었다.
야영장 윗쪽의 주차장에서 팀원을 기다리는 동안에
침엽수의 갈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이
마치 눈이라도 내리는 듯 한 장관을 연출해 주었고
아직도 푸르름을 간직한 풀잎위에 맺힌 맑은 이슬방울로 하여금 혼탁한 나의 마음을 깨끗이 정화되는 듯 하고
장비를 재 정비한 후 구룡덕봉으로 출발한다.
예전에 적가리골에서 시작하여 매봉령 - 구룡덕봉 - 주억봉을 찍고 - 대골로 하산하는 코스와
또 한번은 주억봉 까지만 다녀오고 다시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했었는데
구룡덕봉까지는 2시간 코스로 박배낭으로는 적어도 3시간 정도는 예상했지만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4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구룡덕봉까지의 코스에서 1시간 정도는 완만해서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그 이후부터 임도 까지는 급경사로 인해 만만치 않은 코스가 기다린다.
구룡덕봉에서 비박하고 다음날 아침에 주억봉까지는 트래킹을 하거나 비가 올 경우엔 생략하고
다시 원점회기하기로 한다.
이곳까지 경사도가 만만치 않은 곳인데 후미에 쳐진 일행의 배낭을 받아 짊어 지고 오기 위해
두사람은 다시 하산을 하고 난 이곳에 일행이 오길 기다리면서
운무로 인한 탓인지 나뭇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빗물이 되어 툭툭 떨어지는데
난 이 아름드리 소나무를 앉고 맘껏 휴식시간을 보냈다.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 코스로 사브작 사브작 오르니 구룡덕봉 까지 1.5키로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헐떡이며 또 한번 힘을 내니 어느덧 임도길이 나오며 이곳 부터 구룡덕봉까지는 평탄한 길로 거의 다 왔다고 할 수 있다.
다행하게도 구룡덕봉에 도착할 땐 운무와 바람만이 불어줄 뿐
비가 내리진 않아 비박텐트를 치는데는 지장이 없었으나 자욱한 안개와 바람이 심해서 텐트가 금새 젖어버린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멋진 풍광을 즐겼을 터인데...
다음날 아침 6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빗줄기가 제법 강해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10시에 짐을 꾸려 11시 20분쯤 하산을 하기로 하고
왔던 길로 하산을 못하겠다는 팀원이 있어 임도길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임도길은 거리가 상당히 길어 하산하는 시간이 많이 걸릴꺼라 했지만 모두 임도로 내려간단다...
선발대는 차를 가지고 800고지 바리케이트가 있는 임도에서 기다리겠다고 먼저 하산을 하였고
올라왔던 좌측 등산로로 하산하면 1시간 30분이면 당도할 것인데...
나머지 팀원들은 편안한 임도길을 따라 내려가고
나 혼자 왔던 길로 내려간다고 고집부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생도 함께 나눠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 늦으면 얼마나 늦을까 싶어 나도 뒤따라 내려간다.
예전에 구룡덕봉에 통신대가 있어 만들어 놓은 임도길을 따라 하산하는 길은 예쁘고 하산하기엔 아주 편안했다.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채 모두들 해피한 표정으로 내려들 가는데...
해발 800미터쯤 내려와도
임도길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700미터로 떨어지고 600미터 내려와도 길은 계속되고
허기가 지는데도 모두가 배고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먹을 것들이 배낭에 많지만 끓여 먹거나 구워 먹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하산시간이 많이 지체됨에 따라 밑에서 걱정하며 기다리는 팀원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지체할 수 없어
잠깐 쉬는 동안 라면 3봉지를 부셔먹고 다시 하산길을 재촉하지만
해발 500미터 내려와도 무전기는 교신이 되질 않는다.
전화기도 터지질 않고...
곳곳의 다리는 이렇게 끊어져 있어 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데
두사람이 물에 빠져 희생을 하여 배낭을 나르고 업어 다리를 건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
몇개의 끊어진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마지막 계곡에서는 모두가 채념이라도 한 듯 그냥 물에 빠져 계곡을 건넌다.
나만 빼고... ^^
자작나무숲과 잣나무 숲을 지나면 민가가 보였다.
마치 한폭의 그림이라도 보는 듯한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에서 무전이 교신되었고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으로 해발 500m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곳에 사는 털보 아저씨에 의하면 목적지까지는 4시간 소요된다고 하는데
내리막길로 1시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이곳 폐교를 본 순간 1박 2일팀이 왔다간 조경동 아침가리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곳에는 전기도 전화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중에 오지이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으로 당연히 TV는 볼 수 없을 것이고 오직 라디오만 듣을 수 있다는데,
이곳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지내면서 약초를 재배하는 분에 의하면
어둠이 시작되면 털보아저씨와 술을 마시고 밤을 보낸다고 한다.
약초재배하는 분의 차를 타고 방동교까지 내려왔지만,
아마도 모르고 내려갔더라면 밤 8시 가까워질 무렵에야 산행을 마쳤을 것이다.
비록 다소 힘든 하산길이었지만
다음에 또 이 멋진 길을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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