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상의 캠핑과 여행

[어비산비박] 비박산행을 좋아하는 멋진 분들과 함께한 1박 2일을 보내고... 본문

캠핑-비박 야영

[어비산비박] 비박산행을 좋아하는 멋진 분들과 함께한 1박 2일을 보내고...

은빛세상 2011. 9. 20. 19:13

비박하기 좋은 계절.

캠핑장비를 꾸려 숲속으로 들어가 한이틀 푹 쉬다 오는 것이 자연스런 나의 여가생활이 되어버린 지금,

주로 캠핑위주로 즐기다 보니 비박을 한지도 꽤나 오래된 듯 하고...

이젠 다시 배낭을 꾸리고 싶어진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몸 만들기 부터 해야 하는데...


*


오래전 여러 비박카페에 가입하고 한 번도 활동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나의 저질체력으로 인해 행여 함께 동행하는 분들께 민폐가 되진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좋은 계절에 멋진 곳에서 비박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억제할 수 없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짧은 거리의 비박산행이라도  따라 나서 보고자 비박카페를 기웃거리게 되었고

휴식모드의 비박산행이라는 것에 혹하여 참가하게 된 이번 비박은

그야말로 유유자적하며 즐겁게 쉬다 올 수 있는 나에게는 딱 맞는 맞춤 비박이었다.  



토요일 오전 11시 집결지인 양평역에서 만나 참석한 회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비박지로 향했다.

임도 갓길에 주차를 한 후,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위해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출발하려니

임도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한단다.

 

아무리 휴식모드 비박산행이라고 해도 적어도 한두 시간쯤은 올라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배낭의 무게를 어떻게든 줄여보고자 했던 노력이 다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



 10여분쯤 내려 왔을까... 

양쪽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비박지로서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에



 각자의 둥지를 만들고

  


 넓직하고 평평한 비박터는 함께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로 옆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비 올것을 대비하여 커다란 타프를 구축하고


 저녁이 될 무렵,

맑았던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더니 한 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비 내리는 날이면 오히려 캠핑을 떠나고 싶은 것은

일주일간의 쌓였던 마음의 찌든 때를 깨끗히 정화시키고자 함이요.

마음의 평온함을 되찾고 또한 마음을 비우기 위해 숲속을 찾아 캠핑을 즐기게 되는 이유이다.

투 두둑  텐트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무거웠던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상쾌함으로 인해 비오는 날을  더 즐기게 된다.



저녁에는 정성껏 준비해 온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재미있는 담소로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밤새껏 내리는 빗방울 소리는 이젠 달콤한 자장가 소리로 들리게 되니

그동안 우중캠핑으로 익숙해진 결과가 아닐까...

 

 맛있게 잠을 자고 일어나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란...



비박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라 할까... ^^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즐기고 

 


 맑은 물에 고양이 세수를 하고



흐드러지게 핀 들꽃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면서



이보다 더 맛있는 아침식사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짜장밥과 짜장라면으로도  가장 맛있는 최고의 아침식사를 하였다.

 

언제 비가 내렸나 싶을 정도로 햇볕이 비추고 



사뿐이 날아 앉은 잠자리도 사람이 그리웠던지...



이젠 철수를 해야 할 시간



1박 2일 동안 편한 휴식공간을 제공해 준 이 비박지도 잠시 빌린 곳이기에


 

자연 그대로 고스란히 되돌려 주는 것도 자연에 대한 보답이기에

머물던 흔적을 깨끗히 정리하고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좋은 곳에서 비박을 좋아하는 분들과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무거웠던 마음의 짐들을 저 까만 봉투에 담겨진 무게 만큼이나 비울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 Photo by 은빛세상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