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상의 캠핑과 여행
수도~가야산 종주 산행 본문
나이 들기 전에 ...
더 나이 들면 할 수 없을 것 같아 평일에 휴가 내고
우리나라 4대 종주구간 중 하나인
수도.가야산 종주산행을 가기로 한다.
하루 12시간 이상 걸어야 하는 종주라 결코 쉽지 않을꺼라 생각했지만,
지금껏 종주했던 것 중에 이토록 힘들었던 때는 없었던것 같다.
무릎의 통증을 느낄때 마다 "이건 내겐 무리야..."
"이건 미친 짓이야"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터져 나온다.
중간에 탈출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언제 또 다시 수도가야산 종주를 할 수 있을까 싶어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종주로 인해 느낀점은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도전하는 정신력과 의지가 있는 한
절대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것을
이번 종주를 마치면서 다시금 깨닫게 한 수도.가야산 종주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동안 등산과 운동을 등한시 했던 탓으로
체력과 근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앞으로 꾸준히 체력관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종주였다.
일시 : 2010. 5. 19(수)~5.20(목) 무박산행
장소 : 수도산 ~ 가야산 종주
코스 : 수도암 - 수도산 - 단지봉 - 좌일곡령 - 목통령 - 불기령 - 두리봉 - 상황봉 - 칠불봉 - 서성재 - 백운동주차장
산행거리 : 약 30km
총 소요시간 : 17시간 (너무 힘들어 휴식시간이 많았음.)
날씨 : 햇빛이 뜨겁고 엄청 더웠음.일행 : 3명
교통편 : 새마을호,택시 - 버스, KTX
22:20 - 서울역 출발 (새마을호)
01:03 - 김천 도착
02:30 - 수도암 도착(택시)
03:40 - 수도산 정상 도착
06:18 - 단지봉(1,326m) 도착 / 아침식사
10:15 - 목통령 도착 / 식수 보충
12:50 - 불기령(997m) 도착 / 1시간 휴식
17:10 - 가야산 상왕봉 도착
17:28 - 칠불봉(1,433m) 도착
19:40 - 백운동 주차장 도착
서울역에서 일행을 만나 22:20분 새마을호를 타고 김천역에 도착하니 01:05분
분식집에 들러 아침에 먹을 볶음밥 2인분을 싸달라고 하고,
포도와 사과를 물에 씻어 가기로 한다.
수도암까지 택시로 50여분을 구비구비 고갯길을 돌아가는데 어지럽고
멀미를 할쯤엔 수도암에 도착한다.
02:30분에 수도암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1.8km를 한시간 이상 올라가니 수도산 정상에 다다른다.
수도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 부드럽고 걷는 촉감이 좋다.
밝은 날 멋진 경치를 보면서 올라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예쁜 길이다.
03:40 - 수도산 정상 (1,317m)
수도산 정상에서 70미터 아래 삼거리 지점에서 수도산 정상을 배경으로 별 사진을 찍고
오른쪽 단지봉 방향으로 내려 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다.
수도산 삼거리에서 단지봉 까지는 4.5km 가야한다.
04:40 - 수도산에서 1.3km지점
05:27 - 수도산에서 2.9km지점 (단지봉 1.7 km남은지점)
05:48 - 수도산에서 3.8km지점 (송곡령)
서서히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06:15 - 단지봉 헬기장
단지봉 헬기장의 이정표 (수도산에서 4.5km지점, 내촌입구 4.0km, 두리봉 9.3km 남은지점)
단지봉 헬기장에서 뒤돌아 보니 수도산 정상에서 걸어 왔던 능선길이 펼쳐 보인다.
헬기장에서 단지봉으로 가는 짧은 길이 예쁘다.
06:19 단지봉(1,326m)
멀리 우뚝솟은 가야산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김천역에서 사온 김치볶음밥으로 아침을 먹고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이산 저산을 넘어 넘어서 오른쪽 제일 높게 솟은 가야산까지 가야한다.
아직도 까마득하다.
단지봉에서 두리봉까지 9.2km
식사를 마치고 이내 두리봉을 향해 출발한다.
07:26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가야산
뒤돌아 보니 우리가 출발했던 수도암이 보이고 좌측 높은곳이 수도산 정상이다.
07:50 좌일곡령
수도암에서 수도산 정상과 단지봉이 한눈에 보인다.
08:15 좀 더 멀어진 단지봉을 뒤로하고...
그냥 앞만보고 간다.
10:14 목통령
이곳에서 식수를 얻기위해 상개금 마을쪽으로 4분정도 내려가니 계곡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결국 우물을 찾지 못하고 계곡물을 담아왔다.
간간이 늦게 핀 철죽꽃을 보면서 피로를 잠시 잊어보기도 하고...
12:32 가까이에 마을이 보이니 하산하고 싶다.
12:36 또 얼마나 왔는지 뒤돌아 보게 된다.
정말 힘들다.
날씨는 왜이리 무덥고 찌는지... 정말 바람 한점 없다.
물을 마셔도 조금있으면 다시 입이 바싹 마르기 시작하니 갈증이 난다.
12:50 불기령
이곳에서 빵과 과일로 점심을 간단히 먹은 후 피로가 몰려와 누웠는데 한 30~ 40분 정도 잠을 잔 것 같다.
다시 길을 나서려니 가고싶지 않다.
이곳부터 계속되는 오르막길로 다리 근육의 통증이 시작되고 1시간 정도 걷다보니 근육통이 풀린다.
불기령에서 부터는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데...
곳곳에는 이렇게 키를 덮을정도의 산죽들과
나무가지들이 얼굴은 물론 온 몸을 긁고 잡아 당기니 산행을 더욱 더디게 만든다.
15:47 드디어 가야산이 한 눈에 보이는데 보기에는 가깝게 보이지만 엄청 치고 올라가야 한다.
한시간 반 정도를 올라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새벽부터 걸어왔던 능선길이 아름답게 펼쳐져 보인다.
이렇게 끝없는 능선길을 걸어왔다니...
17:13 상왕봉
여기서 해인사로 가야되는데... 그래야 교통편이 편하고 좋은데...
일행이 먼저 칠불봉으로 가버렸다.
제대로 종주를 해 보겠다 이거쥐...
그래서 우린 칠불봉을 거쳐 백운동주차장으로 가야만 한다.
칠불봉으로 오르는 계단길
17: 30 칠불봉 정상
칠불봉에서 내려다 본 풍경
만물상
칠불봉에서 바라본 상왕봉(중앙)
백운동 주차장까지 4.4km를 내려가야 한다.
백운동주차장 하산길은 철계단을 내려서면 계속되는 돌계단으로 엄청 힘이 든다.
가도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하산길 정말이지 넘 지루하고 힘이든다.
무릎관절이 아파서 내려가는 하산길이 더디고 오래 걸린다.
19:04 백운동주차장까지 1.9 km 남았다.
앞으로 30여분을 더 내려가면 된다.
19:40 백운동주차장에 도착
장장 17시간만에 수도가야산 종주는 끝을 맺는다.
비록 나로인해 산행일정이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무사히 종주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고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가슴 뿌듯하다.
살면서 오랫동안 잊지 못할 멋진 추억 하나를 더 만들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은 종주였다.
이번 종주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거의 잠을 못 잔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한 것도 있지만,
김천에서 수도암까지 구비구비 고갯길을 도는 택시안에서의 멀미도 한 몱 거들었고.
바람 한점없이 푹푹찌는 한 여름 무더위를 능가하는 산 능선의 날씨로
조금만 걸어도 입안은 금새 바싹바싹 마르는데
수도.가야산 종주산행에 가장 큰 문제는 능선에 샘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물을 보충할 수 있는 곳은 목통령에서 10분거리를 내려갔다 와야만 식수를 구할 수 있는데
난 5분이상 하산했지만 우물을 찾지 못해 그냥 계곡물을 떠와야만 했다.
종주를 하려면 2리터 이상의 충분한 물을 가져가야 한다.
키를 훌쩍 넘어선 산죽과 잡목의 나무가지들 때문에
얼굴은 물론 온몸을 긁히며 헤쳐가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리고 불기령에서 가야산까지는 입산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위반시 50만원을 내야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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